515 스포 있습니다
날조 단문,,, 바쁜데 지금밖에없을것같아서 허술합니다
우울 자해 자살충동 약물 오남용 등의 묘사가 일부 나옵니다.
로맨스로 퉁치지만 모든 감정이 로맨스(연애적 의미)는 아닙니다.
노동요 サカナクション / 怪獣 (지-지구의 운동에 대하여- op)
Yann Tiersen / Lok Gweltz
노동요 怪獣 Lok Gweltz
창호는 중증의 우울증 환자였다. 그리고 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어린 시절 부터 뜻모를 그리움을 품었고 괴리감을 얻었다. 주변과의 유리감을 견디기 어려웠다.
모든걸 가지고 타고난 이의 행운도 병증을 이기지 못함일까?
인류의 과학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아주, 먼, 멀리에서 부터 찾아오는 향수를…견뎌내기엔 너무나 연약해서.
그래서일까, 그는 하늘을 보는 시간을 좋아했다. 특히나 밤하늘이 좋았고 물속에서 보는 하늘이 좋았다. 그럴때면 떠올릴 수 있을것 같았다. 아주 먼, 멀리, 어떤, 빛의 스펙트럼을 지나면 돌아갈 수 있는 장소를….
김기려 x 강창호
over the rainbow
: 너머의 고향
金技勵 x 姜昌好
꿈은 언제나 물속에서 이루어졌다. 언제나 약간의 괴로움이 있었기에 그것은 물속이기에 그런줄 알았지만 후일 알게된 것은 마력이 모자라는 탓이었다. 그리움인줄 알았던 것은 괴로움이었고 괴로움인줄 알았던 것은 외로움이었다. 외로움으로 알았던 것은 무력함이었고 무력함으로 알았던 것은 그리움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이해했지만 그 때엔 아무것도 몰랐기에 그리워할 줄만을 알았다.
저 밤하늘에, 별 너머에, 수많은, 인간의 눈으로는 채 다 확인 할 수 없는 빛깔의 너머에 또 다른 생명이 있음을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것은 망상병자의 믿음이었으며 성장은 좌절을 만들었다. 모든것이 무용하였고 답답함에 습관이 된 자해는 유학을 간 나라에서는 약물로 모든 고통을 견뎌내고는 했다. 아, 약이라는 것은 좋았다. 인간의 몸은 정말이지 너무나 답답했다. 볼 수 있는 것 들을 수 있는 것 발음할 수 있는 것들이 지나치게 제한되어있다. 앎이며, 움직임, 모든 것이 너무나 느리고 둔하고…. 멍청하고……. 주먹이나 다리가 몸을 세게 두드리는 통증마저도 지나치게 둔했기에 창호는 언제나 목말라있었다. 왜 그러는진 몰랐다. 어쩌면 창호는 잘못 태어났던걸지도 모른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충동에 시달렸다.
아무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아픔이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창호의 연인 그 다정한……. 유쾌하고 아름답고 현실적인. 창호를 현실로 이끌어줄 수 있었던 그의 사랑하는 연인. 그 만은 창호의 아픔이 거짓이 아님을 이해해주었고 겨우 그 뿐인 것으로 창호는 나쁜 버릇들을 참을 수 있었다. 이상하지? 그의 삶을 모두 괴롭히고 지배하던 충동은 단 하나의 이해자로도 잠재워지는 그런 생각보다 나약한 아픔이었다. 아니 어쩌면 이해라는 것이 그만큼 강한 진통제였을지도 모른다. 아아 정말이지 달콤한 나날이었다. 창호는, 그러니까, 사실은 몇 년 살지 않았다. 살아있다라는 것이 생을 의미한다면 봄부터 가을까지를 의미한다면 그의 파릇하게 피어올라 격렬하게 여름을 나고 해방을 만끽하다가 차가운 바람에 메마른 날개가 갈가리 찢어지는 것처럼 영혼이 뜯어져나가는 것을 가을이고 좌절함을 겨울이라고 한다면 그의 생은 몇년이 채 되지 않았다. 울보, 바보, 멍청한, 어리석은, 우유부단한 어떤 이의 통렬한 후회는 어떤 이에겐 지나가는 계절이었으리라.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그러니까, 영혼이 애초에 퍽 여물지 못한, 아니, 영혼의 모든 부분이 이 별에 속하지 못했던 이에게는…겨울은 지나가지 않고 풍 덩. 바다로 푹 빠져버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강창호는 그 때 태어났다.
여리고 어리석고 울음많고 우울한 멍청한 창호의 영혼의, 반절 조금 안되는 만큼의 영혼이 전생, 아니, 기억을 되찾으면서 태어났다.
그때 그는 알았다. 왜 그토록이나 저 너머의 고향을 그리워했는지. 왜 그토록이나 저 너머의 고향을 두려워했는지. 왜, 그 불편한, 불쾌한 부작용에 불과한…. 영혼의 기생을 끝내지 않고 이토록이나 어리석은 삶을 오래토록 방관하였는지 알았다.
이 행성은 외부인을 껄끄러워하니까, 그가 기생하기 시작한 영혼을 몸을 배려해야하니까 그런 이유로 갈가리 찢겨진채 태어난 영혼과 서로를 보조하기 위해 여력을 다 썼다가도 회복하고서도 자아를 빼앗거나 일깨우지 않았는지 알았다.
그는 성격이 나쁘고 이기적인 개자식이었고 동시에 영리함이 지나쳤고 창호는 어리석게 살면서도 그 갸냘픈 태생적 연약한 영혼에 괴로워하면서도 지구인으로서 살았고 그건 알파우리에서는 좀처럼 접해보지 못한 마음이어서였다. 처음은 호기심이었다. 그러다, ■은 어느순간부터 창호라 이름지어진 영혼이 되었고 어리석은 삶의 파편이 날카롭고 반짝이는 것에서 어떤 이를 떠올릴 수 있었고 또 그 모든것에 애처로움을 느꼈다.
아 물론 그런 생각의 어떤 부분에서는 결국 계산이 이루어졌다.
창호는 아마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그런 영혼이었다. 태어날때부터 이미 온전치 못해, 혼자서는 위태로운 영혼이었다. 그리고, ……. 착하거나 멍청한 것들이란 오래가는 법이 없으니까. 아니 오래가도 괜찮았다. 겨우 인간의 한 생애 정도야 오래가는 것이 아니었으며 아니면 창호가 일궈놓은 인생을 빼앗는 것이 더 편하고 또 재미있을테니까.
그는, 창호처럼 온전히 타인에게 믿음을 주거나 사랑을 줄 자신이 없었고 창호처럼 자신의 영혼을 마음을 내던지지 못하는 이가 사랑을 받을 수 있을리가 없어서 한 번 쯤은 그 사랑 이라는 것을, 타애他愛라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니까, 강창호는 언제나 한 부분이 ■이고 알파우리인이었던 셈이다. 현대의 인간의 일부는 그에 못지않게 악랄하였지만 아무렴. 알파우리인만은 못하지. 하고 ■의 자아가 잠결에 눈을 뜰 쯤에는 그렇게 낄낄거리고는 했다.
그렇게 ■의 자아가 잠결에 떠오른 날이면 창호는 눈물과 함께 눈을 뜨고는 했다. 익숙한 일이었다.
창호의 사랑은 ■의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은 그렇게 생각했다. 창호의 사랑은 그 순수한 맹목은 방금 피어난 새순처럼 파릇하고 아기가 내뿜는 첫 기포처럼 부드럽고 캘리포니아의 햇살처럼 뜨겁고 방금 벼려낸 칼날처럼 날카로운 감정은 ■의 것일리가 없는 탓이다. 그저 간접적으로 느끼고 방관하고 애닳고 함께 아파하고 그러나 사실은 강창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수영장에 퍼트려버린 물감처럼 섞여든 영혼탓에 강창호의 영혼 역시 연약한 것이 된 것인지 결단을 내릴 수 없음을 어떤 아주 오래된 고릿적 윤리를 떠올려 핑계를 댔고 또 이기적인 영혼의 파편이 제 탓이 아니라 외면하고 싶어했기에 창호에게 모든 인생을 맡겨놓았고 사랑역시 맡겨놓았고 그렇기에 창호가, 견딜 수 없는 아픔의 앞에서 그의 영혼이 마치 태어났을때처럼 찢겨져 나가려 하는 것을 죽음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에 마주해서야 그 아픔에 함께 울고서야 ■은 정말로 자신이 강창호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이런 어리석고 멍청한 영혼과는 다른데. 눈물을 닦아내면서 그는 중얼거렸다.
그러나 여전히 아팠다. 그 아픔은 창호의 아픔이었으면서 강창호의 아픔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 아픔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 아아. 이 시퍼렇게 푸르른, 호의와 선의이며 순수한 영혼에대한 연민은 왜 이다지도 사랑을 닮아있는가.
강창호는, ■는, 순수했던 알파우리인으로 지금은 비록 지구인의 영혼에 감염이 되고 섞여 순수하지는 않게 되었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지구인은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악랄함을 자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창호가 공명을 하는 것처럼 떨려올 때가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렇기에 그들의 영혼이 결합될 수 있던게 아닐까 싶어지는, 이 배타적인 행성이 ■을 받아들여준 유일한 이유가 아닌가 싶을때가 있다.
창호는 완전히 죽지 않았다. 왜냐면 강창호는 창호와 강창호를 나누어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들은 하나의 영혼이었다. 강창호는 좀체 인정하고싶어하지 않았기에 솜씨좋게도 여린 영혼과 그의 행적을 나누었지만 스스로도 가늠하기 어려워했다.
강창호는 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했으며 중증의 우울증 환자였다.
그의 고향은 끔찍한 곳이었다. 다같이 망해버려도 아무도 동정하지 않아야 마땅한 지옥이었다. 적어도 그가 태어난 이후로는 아주 긴 세월이 그랬다. 소돔에서는 10명의 의인을 찾으라 했던가, 알파우리에서는 1명의 의인을 찾기도 힘든 곳이었다. 지구에서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이 있지만 알파우리에서는 그러한 이야기마저 존재하지 않았다. 어쩌면 아주 먼 옛날에는 있었을까? 하지만 강창호가 살아온 행성에는 없었다.
강창호는, 아니 그러니까 ■은? 아니, 강창호는…. 알파우리가 지독한 탓에 행성이 그들을 버렸을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행성에게도 존엄이 있었으며 그의 위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에 정이 떨어져버린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는 했다.
그런 곳이었다.
그런, 곳이었다….
강창호는 타고난 뛰어남에 행성이 절멸할 때까지 호기롭게 살 수도 있었다. 타인을 짓밟고 비웃으며 마지막까지 우위에 설 자신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모두를 배신하려 한 것은 그가 선하다던가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오히려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지.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까.
추저분하고 아름답지 않았으니까.
겨우 그런 이유였다.
그는 그의 행성을 사랑했다. 어떤 모자란 마도사장처럼 다양한 것에 사랑을 품지는 않았지만 강창호에게도 미의식은 있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기에 그가 공을 들여 만들어낸 모든 도구와 기구와 기술들은 그 행성의 주민들에게 아까운 것이었다. 이 행성은 그들에게 지나치게 아까운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배신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유일한 의인을 풀어주려 했다.
…음 뭐, 그게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고.
실패로 돌아갔기는 했지만서도 그러고도 그가 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의 아주 약간은 두려움이 있었으며 그러나 태반은 그리움이었다. 좋으나 싫으나 그곳은 고향이었으며 강창호에게는 저주술사의 자질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러니 그곳을 떠올리면 끔찍하면서도, 문득 문득 올려다볼때 수면위에서부터 비치는 작은 일렁거림이며 떼로 몰려다니는 수생생물이며 하늘거리며 흔들리는 장식물이며 가죽 표면을 간지럽게 만들던 재잘거림들이 함께 떠올라 저도모르게 숨을 참고는 했다.
답답하고 괴로운 숨을 자아내던 그의 고향을 떠올리면 괴로웠으며 외로웠고 무력했으며 그리웠다.
그 어떤 유능함도 두려움도 향수는 없애버리지 못했다.
그리고 그 일부는, …패배감일까? 아니, 그리움일까. 연민일까, 사랑일까?
두고온 이, 구하지 못한 이에게도 닿아있었다.
때때로 그는…, ■는, 그 끔찍한 행성에서…, 레밍이 여전히 살아있을까? 그런 상상을 멈추지 못했다.
겨우 도달한 도망친 장소에서 때로 느껴야만하는 고향의 향수가 아닌 실체를 지닌 위협에 치를 떨며 끔찍하게 느끼면서도 아주 가끔은. 살과 피를 모두 앗기고서도 놀라울만큼 아름다운 술식을 자아내던 어떤 이가. 지배당한채로도 넋을 놓고 바라보게 만들만큼 아름다운 울림과 빛을 만들어내던 이가 아직도 고통스러울지 궁금했다.
물론 이성적으로 생각했을때 죽었을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가 그간 관찰하고 수치를 잰 술식들은 모두 조잡하고 아름답지 못한 것들이었으니까.
레밍이 살아있었다면 이런 술식으로 만들어질리가 없지.
강창호는 그 사실이 끔찍한건지 다행인건지 알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떠올리고는 했다.
부정하고 싶기라도 한건지. 참았던 숨을 파 내뱉으면 빈 공간을 물이 채웠다가 밀려나갔다.
그 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았다.
해야할 일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아주, 아주 많았다.
…이 세상엔 아직 창호가 사랑한 것이 많이 남아있었다.
관람을 했으니 관람료정도는 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는 기왕이면 좋은 것만 보고 싶었다. 끔찍한 것은 너무 오래 보았다.
그의 사랑은 이미 무지개 너머에나 있다 하더라도 그렇다면 더더욱 복수를 해줘야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과 강창호의 사랑의 방식이었다.
그는 엔지니어였고, 말썽이 없는 곳¹에서는 영 쓸모가 없는 듯 했으니 뭐 바라는대로 고칠걸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강창호는 그다지도 퍽 단순한 영혼이었다.
¹ 오즈의 마법사, over the rainbow 도입부의 “어떠한 말썽도 생기지 않을 곳에 가 있어라” 라는 문장 차용